이 장의 목적은 Klein과 그녀의 동료들이 만들었던 Klein 이론의 기초를 설명하는 것이다. Klein 이론은 그 시초 이래 집중적으로 정교하게 다듬어져 온 풍부하고 복잡한 분야로서 집단과 제도의 기능, 정신병적 상태와 경계선적 상태, 이런 병리적 상태의 개인내적 과정과 대인관계적 과정에 대한 세밀한 분석에 특히 초점을 둔다. Elizabeth Bott Spillius(1988a, 1988b)는 후기 Klein 이론에 기여했던 가장 영향력 있는 몇몇 영국 하자의 연구물을 한데 모아 Klein 이론의 전통이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를 효과적으로 개관했다.
Klein은 언제나 자신을 Freud의 추종자로 여겼다. “나는 Freud 학파다. 하지만 Anna Freud 학파는 아니다!”라고 그녀는 공공연히 말했다(Grosskurth, 1986: 455-6). 그녀는 왜 Freud가 그녀의 이론을 정신분석의 발전이 아니라 이탈이라고 무시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는 틀림없이 아버지에게 무시당했다는 그녀의 감정을 되살아나게 했을 것이고, Melanie Klein과 Anna Freud 사이의 이론적 분쟁은 재능 있는 이 두 여성 간의 개인적인 경쟁심에 의해 분명히 가열됐을 것이다. 이 두 여성 모두 아버지가 공공연히 그들보다 언니를 더 좋아했었다.
Klein은 정신분석이론의 근간에서 자신이 이루어 낸 변화의 중대성을 인식하지 못했다. 과학자가 아닌 그녀로서는 Freud가 제시한 생물학적인 틀 안에서 작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대신 그녀는 환자들이 그녀에게 말하는 경험을 잘 듣기 위해 자신의 개념을 활용했다. 그녀는 상상력이 풍부하고 직관적이며 대담했기 때문에 내면의 공명(共鳴)에 의해서만 뒷받침될 수 있는 엄청난 비약을 했다. 그녀의 이론적 전제들은 과학적이라기보다 철학적이고, 객관적이기보다 주관적이다. 실제로 그녀는 고전적인 이론가들은 따분하고 건조하다고 불평했고, 이와 대조적으로 자신의 이론은 생생하고 살아 있다고 주장했다.
Klein 이론에서 주관성은 매우 중요한데, 그것은 그녀가 ‘본능’이나 ‘자아’와 같은 용어를 Freud의 용법과 다르게 사용한 데서 나타난다. 그녀는 인간을 관계와 갈등과 변화의 주관적인 세계를 매개로 하여 경험된다. 또한 외부 세계는 내면세계로 들어와 그것의 성격과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 Klein 이론은 대상관계 학파의 시작을 알리는 ‘주체 관계(subject relations)’ 이론이다.
Klein 이론에서, 자아는 개별적인 존재라는 의미를 갖는데, Freud와 마찬가지로 그녀가 정신적 삶의 시작이라고 보는 출생 순간부터 외적 현실을 지향한다. 따라서 그녀는 신생아가 미분화의 원래 상태, 즉 원초적인 자기애 상태로 태어나고, 이것에서 자기감과 현실에 대한 인식이 서서히 발전한다는 공식적인 Freud의 관점에 반대되는 주장을 폈던 것이다. 원초아가 아니라 자아가 리비도와 죽음 본능과 더불어 Klein 이론의 핵심이다.
그러나 Klein의 본능적 충동 개념은 생리적인 욕동이 아니라 신체적 수준에서 경험되는 희망과 두려움과 소망이다. 모든 내면의 움직임은 그것이 욕망이든 파괴성이든 대상(타인)과 연결하고자 하는 욕구로 느껴진다. 아기는 자신의 충동을 모유와 대변과 소변과 같은 신체적 물질을 주고받는 것이나 그것을 무기로 사용하는 것으로 느낀다. 사랑은 좋은 젖을 받아들이거나 유아 자신의 축적된 선함으로 엄마에게 자양분을 주는 것이다. 소변과 대변은 귀한 선물이고 현실적으로나 혹은 상상 속에서 아기는 그것을 줌으로써 엄마를 먹여 주는, 즉 사랑을 주는 것이다. 분노는 이제 나쁘고 파괴적으로 되어 버린, 똑같은 신체 물질로 자신이나 타인에 대해 악의에 찬 공격을 하는 것이다.
Klein은 신생아가 어머니라는 존재, 젖가슴과 남근, 질이라고 불리는 기본적인 신체 부위나 기능에 대해 이미 입력된 ‘지식’을 갖고 태어난다고 믿었다. 이미 입력된 이런 지식은 아기가 삶을 신체적 수준에서 경험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Klein은 이런 원초적이고 대체로 무의식적인 경험을 ‘환상’이라 불렀다. Susan Isaacs(1943)은 이에 대한 명쾌한 설명을 제공한다. 환상은 본능적 충동의 정신적인 측면이고, 감각은 상징화되기 이전 상태로 행동으로 해석된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발달심리학에서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일부 증거를 찾을 수 있는데, 신생아는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고’ 젖을 빠는 방법을 ‘알고’ 실제로 상당한 정도의 지식과 능력을 생득적으로 갖고 태어난다고 한다. 물론 Klein은 객관적인 진리에 대해서는 염려하지 않았다. 그녀는 주관적 경험에 대해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Freud처럼 Klein은 사랑하고자 하는 충동과 파괴하고자 하는 충동 사이의 갈등을 조절하는 것을 삶으로 보았다. 그녀는 본능의 강도는 선천적으로 결정된다고 가정했지만, 생물학에 대해 이외 다른 언급은 거의 하지 않았다. 삶의 본능 개념에 대해서는 그것이 연합하고 창조하려는 기본적인 경향성이라는 Freud 관점의 가정 이상으로 Klein은 충분한 설명을 하지는 않았다. 죽음 본능에 대해 그녀는 이 본능을, 태어났다는 사실을 원상태로 돌리고, 갈등과 좌절이 없다고 가정되는 출생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가려는 삶의 초기의 필사적인 노력이라는 실존적 용어로 묘사한다. (Klein은 말년에 태아기 삶에 대해 호기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그것에 대해 저술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정신적 삶에 대한 그녀의 개념은 출생 이후 상태에 대한 묘사이고, 출생 이전과 이후의 삶의 본능과 이에 맞서는 죽음 본능에서 나온 반대 반응의 혼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삶의 본능과 죽음 본능은 인간이 죽을 때까지 갈등상태로 그리고 부분적인 융합 상태로 남아 있다.
비록 Klein은 자신의 이런 해석을 Freud의 본능 개념에 대한 단순한 재해석으로 여겼을지 모르지만 Freud는 달리 보았음에 틀림없다. 즉, 그는 이것이 정신분석을 보편적인 자연의 법칙과 연결시키는 정신분석의 물리학적 근간을 실질적으로 없애 버린 것이라 생각했다. 이런 뿌리 없이는 정신분석학이 과학의 다른 학문과 견줄 만한 과학으로 간주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없었다. Freud가 Klein의 견해를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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