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인지심리학 제 7판 이론과 적용(습득, 파지)-Stephen K. Reed 지음

율미로그 2025. 8. 17. 15:51

훌륭한 습득 전략을 터득하기 위해서는 먼저, 여러 전략 중 가장 효율적인 전략이 어는 것인지를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Atkinson과 Shiffrin은 그들의 모형에 암송, 부호화, 심상화라는 세 가지 전략을 포함시켰지만, 주로 암송전략을 연구했었다. 과연 암송이 가장 효과적인 전략일까? 다음 두 장에서 알게 되겠지만, 심상화나 부호화 같은 보다 정교한 전략이 암송보다 더 효과적일 경우가 더 많다.
이러한 연구에 관해 모르는 사람들도 스스로의 능력만으로 훌륭한 학습전략을 선택할 수 있을까? 학습은 일시적일 수도 있기 때문에 특정 재료를 학습한 직후에 내린 판단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예컨대, 어떤 재료의 경우, 그것을 분명히 학습했다고 확신했는데, 나중에 가서는 재생하지 못할 수도 있다(Atkinson, 1972a, 1972b). 때문에 학습이 비교적 영구적이라는 것이 확실해질 때까지는 학습에 관한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Dunlosky와 Nelson(1994)의 연구는 이 사실을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 그들은 쌍 결합 과제를 고안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절반의 과제는 암송 전략으로 나머지 절반은 심상 전략을 이용하여 학습하도록 하였다. 심상 전략이 훨씬 효과적이었다. 심상 전략은 59%의 정반응을 산출한 데 비해 암송 전략은 25%의 정반응을 야기하였다. 이 두 가지 전략 중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인지를 판단해 보라고 하였다. 각 자극을 학습한 직후보다 적어도 30초 이상 지난 후의 판단이 보다 정확하였다.
학습 결과에 관한 정확한 판단은 효과적인 학습 전략을 선택하는 일에만 유용한 것이 아니라 나중의 재생을 위해 어느 자극을 더 공부해야 할지를 결정하는데도 매우 유용하다. Dunlosky와 Nelson은 지연 판단이 학습된 재료를 확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즉각적인 판단은 학습한 재료가 아직도 STM에 보존되어 있을 때 이루어질 수도 있다. 때문에 즉각적 판단으로는 나중에 그 재료가 LTM으로부터 쉽게 재생될 것인지는 예측하기가 어렵다.
계열위치효과로 되돌아가 보자. 이 효과는 어떤 자극을 학습한 직후에 그 정보를 쉽게 인출할 수 있다고 해서 그 정보가 나중에도 재생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말한다. 학습한 단어를 재생하라고 하면, 사람들은 대개 그 단어목록의 마지막 부분에 있는 단어부터 기억해 내기 시작한다. 이 단어들을 재생하기가 쉬운 이유는 이들이 아직도 STM에 있기 때문일 뿐인데, 사람들은 이 단어들이 나중에도 쉽게 인출될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하곤 한다(Benjamin & Bjork, 1996).

 


그림 5.4는 즉시 재생과 지연 재생에서의 정확 인출이 계열 속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보여준다(Benjamin & Bjork, 1996; Craik, 1970). 즉시 재생에서 나타난 강한 최신효과가 지연 재생에서는 부적 최신효과(목록의 끝부분에 있는 단어 재생이 감소되는 현상)로 바뀌었다. STM으로부터의 단어 재생은 즉시 재생에 도움이 되지만, LTM에서 정보를 인출해야 하는 지연 재생에서는 잉 단어들이 재생될 확률이 감소된 것이다. Benjamin과 Bjork(1996)는 이 결과를 기초로 인출 유창성(retrieval fluency)은 어느 자극이 가장 잘 학습되었는지를 나타내는 정확한 지수가 못 된다고 주장하였다. 인출 유창성(특정 자극의 재생 용이성)으로 학습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는 주장의 근거는 즉시 재생에서 쉽게 인출된 자극들이 지연 재생에서는 잘 인출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림 5.3에 나타나 있는 습득의 또 다른 측면은 공부 시간의 배정이다. 이 절의 시작 부분에서 언급한 영어단어에 관한 보기를 상기하라. 만약 단어를 녹음한 테이프를 들려준다면 여러분에게는 어떤 단어를 더 공부해야 할지에 관한 결정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만약 여러분에게 선택의 여지가 주어진다면, 여러분은 학습되지 않았다고 생각되는 단어를 공부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배정할 것이다.
학생들에게 자주 적용되는 효과적인 학습전략 중 하나는 어려운 과제에 더 많은 공부 시간을 배정하는 것이다. 사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어려운 과제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밝혀졌다(Son & Metcalfe, 2000). 그러나 이 연구에서는 학생들에게 공부할 시간을 충분히 제공하였다. 시험을 준비할 때 가용한 시간보다 읽을거리가 더 많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Son과 Metcalfe(2000)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학생들은 시간이 부족할 때는 쉽다고 판단되는 과제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시간이 충분할 때는 어려운 과제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파지
학습 여부를 판단할 때는 경험이 판단에 미치는 영향과 이론적 이해가 판단에 어떤 영향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Koriat, Bjork, Sheffer, & Bar, 2004). 인출 유창성에 기초한 판단은 우리의 경험에 영향을 받는다.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의 답을 쉽게 인출할 수 있다면, 우리는 나중에도 그 문제의 답을 쉽게 인출할 수 있을 것이라도 믿는다.
이와는 달리, 이론에 기초한 판단은 습득과 파지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요인에 대한 이해를 기초로 이루어진다. Son과 Mecalfe(2002)의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은 어려운 항목에는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또한 시간이 충분하지 않으면, 쉬운 항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Dunlosky와 Nelson(1994)의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은 심상 전략이 암송 전략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었다. 그랬기 때문에 그들은 습득에 대한 판단을 늦추었을 때 판단이 보다 정확했는데, 이 경우에는 경험이 학습 여부에 대한 보다 정확한 예측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경험-기초 판단과 이론-기초 판단을 구분하게 되면, 과연 학생들이 파지 기간이 재생(인출)에 미치는 영향력을 알고 있을까라는 문제가 제기된다. 수요일 오후에 두 과목의 기말고사를 치러야 하는 학생이 있다고 하자. 그 학생은 화요일에 한 과목, 그리고 수요일 오전에 다른 과목에 대한 시험공부를 하려고 한다. 화요일에 공부하는 과목의 경우 파지 기간이 더 길기 때문에 그 과목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여러분이 이 학생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Koriat과 그의 동료들은 바로 이 파지 기간이 학습에 대한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검토하였다. 실험 1에서는 학생들에게 60쌍의 연상어를 공부하게 한 후, 그들은 세 집단으로 나누어 즉시, 하루 후 또는 일주일 후에 각각 검사받게 하였다. 학습 시간이 끝난 후, 학생들에게는 검사가 즉시 있을 것인지, 내일 있을 것인지, 일주일 후에 있을 것인지에 따라 (1) 지금 장장, (2) 내일 또는 (3) 일주일 후에 얼마나 많은 단어를 기억해 낼 수 있을 것 같은지 추정해 보라고 하였다. 학생들은 평균 약 40%의 단어를 기억해 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였다. 이 결과는 인출 유창성 설명과 일치한다. 즉 학생들은 학습한 것을 얼마나 오래 기억하고 있어야 하는지(파지 기간)를 고려하지 않은 채 그 당시의 경험을 기초로 판단을 내린 것이다. 학생들의 추정과는 달리, 파지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재생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