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인지심리학 제 7판 이론과 적용(암송과 계열위치효과, 통제과정)-Stephen K. Reed 지음

율미로그 2025. 8. 16. 13:07

어문적 암송으로도 학습이 이루어진다는 가설을 검증하는 한 가지 방법은 피험자에게 소리 내어 암송을 해 보도록 하는 것이다. 실험자는 자극 항목을 암송한 횟수를 셀 수 있을 것이고, 그리하여 자극 항목을 재생해 내는 확률이 암송 횟수에 따라 달라지는지를 밝힐 수 있을 것이다. Rundus(1971)는 Stanford 대학교의 학부생들에게 20개의 명사로 구성된 자극 목록을 제시하였다. 목록 속의 각 단어는 5초 동안 제시되었다. Rundus는 학생들에게 제시된 단어를 이 5초 동안 소리 내어 반복하라고 지시하였다. 주어진 시간 동안 암송을 하는 한, 자극 목록의 어떤 단어를 암송하고 암송하지 않고는 학생들의 자유였다. 목록의 단어가 모두 제시된 후 학생들에게 순서에 관계없이 학습한 단어를 재생해 보라고 하였다.

 


그림 5.2는 이 실험의 결과를 보여준다. 어떤 단어가 재생될 확률은 단어가 자극 목록의 어느 위치에 있었느냐에 따라 달라졌다. 목록의 시작 부분에 있었던 단어와 끝부분에 있었던 단어들은 중간에 있었던 단어들보다도 재생될 확률이 더 높았다. 이처럼 재생 곡선이 U자형인 것을 계열위치효과(serial positioneffect)라 하는데, 이러한 모양의 곡선은 재생 실험에서 흔히 발견되는 결과이다. 목록의 시작 부분에 있는 단어들이 더 잘 재생되는 것을 초두효과(primacyeffect)라 하고 끝부분에 있는 단어들이 더 잘 기억되는 것을 최신효과(recencyeffect)라 한다.
각 단어가 암송된 횟수를 그린 곡선을 보면, 목록의 시작 부분에 있었던 단어들이 더 많이 암송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암송하라고 주어진 5초 동안에 실제로 암송할 수 있는 단어의 수는 제한되어 있는데, 목록의 앞부분에는 암송해야 할 단어들이 맨 앞에 제시된 단어 몇 개뿐이어서 그들에 대한 암송 기회가 비교적 많았기 때문에 생긴 일일 것이다. 암송과 재생 곡선 간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초두효과는 Atkinson과 Shiffrin의 이론으로 설명될 수 있다. 앞부분의 단어들은 다른 단어들보다 더 많이 암송되기 때문에 LTM에서 인출될 확률이 높아야만 한다. 이러한 설명은 목록에 있는 모든 단어의 암송 횟수가 동일하면 초두효과가 사라질 것이라는 함의를 갖는다. 피험자들에게 제시된 단어만을 암송하라고 지시하여, 각 단어가 암송된 횟수를 같게 했을 때는 실제로 초두효과가 사라졌다(Fischler, Rundus, & Atkinson, 1970).
암송 횟수로 초두효과는 예측할 수는 있지만 최신효과는 예측할 수 없다. 목록의 끝에 있었던 단어들은 중간에 있었던 단어들보다 더 많이 암송되지 않았는데도 재생된 확률은 높았다. 목록의 끝에 있었던 단어들은 피험자가 재생하려고 할 때에도 아직도 STM에 보존되어 있었기 때문에 최신효과가 발생했다고 설명할 수도 있다. Rundus의 피험자들은 마지막 자극이 제시되고 난 직후에 단어를 재생하였다. 그러므로 방금 보았던 단어들이 아직도 SMT에 보존되어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은 그럴듯한 가정이라 하겠다.
우리는 제4장에서 논의한 Peterson과 Peterson의 실험을 통해 피험자가 다른 과제를 수행하게 되면, 정보가 STM에서 빠르게 상실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최신효과가 STM에서 가장 최근의 자극 항목을 인출하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면, 그 자극 항목들을 재생하기 전에 다른 과제를 수행하게 하면 그 효과는 사라져야 한다. Postman과 Phillps(1965)는 피험자들에게 자극 목록을 재생하기 전에 30초 동안 산술 과제를 수행하게 하였다. Postman과 Phillips는 이 산술 과제를 통해 최신효과를 제거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이는 산술 과제 때문에 목록 끝에 있었던 단어들이 STM에 유지될 수 없었음을 의미한다.
초두효과는 LTM에서의 인출 때문에 생긴 현상이고 최신효과는 STM에서의 인출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는 아이디어를 지지하는 또 다른 증거는 기억상실증 환자들로부터 확보되었다. 이 환자들은 LTM으로부터의 정보 인출에 어려움을 보인다. 하지만 앞 장에서 논의한 기억 폭 검사로 측정한 바에 의하면, 이들의 STM은 대개 정상이다. 때문에 이 환자들은 자극 목록의 앞부분에 나타난 단어들을 재생하는 데는 정상인보다 훨씬 못하지만, 목록의 가장 최근에 제시된 단어들을 재생하는 데는 정상인과 다를 바 없어야 하는데, 실제로 이런 결과가 수집된 것이다(Baddeley & Warrington, 1970).
Greene(986)의 고찰에 의하면 최신효과에 대한 다른 설명도 가능하다. 이들 설명 중 하나는 목록의 끝부분은 중간 부분보다 두드러지기 때문에 최신효과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다음 장에서 우리는 두드러진(distinctive) 자극을 재생해 내기가 더 쉽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사람들은 새로운 정보 학습에 통제 전략을 어떻게 사용할까? 문제로 돌아가기로 한다.

통제 과정
글 상자 5.1에 지적하였듯이 효과적인 공부 방법을 배운 학생들은 그 방법을 배우지 않은 학생들보다 시험성적이 높아진다. 이런 학습 방법에는 기억을 활용하는 전략(통제 과정)이 포함된다. 앞 절에서는 어문적 암송이라는 통제 과정을 검토했는데, 사실 이 전략은 정보 습득 및 인출에 이용되는 여러 전략 중 한 가지에 불가하다. 그림 5.3은 재료를 학습할 때 이용되는 여러 가지 통제 과정을 제시하고 있다(Nelson & Narens,1990).


영어단어를 학습하려 한다고 상상해 보자. 첫째, 어떤 처리 전략을 이용할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암송, 부호화, 심상화 중 어느 것을 이용하겠는가? 만약 학습할 재료를 보다 의미 있게 만드는 방법, 즉 부호화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다면, 또는 시각 이미지를 쉽게 생성할(심상화할) 수만 있다면, 어문적 암송보다 정교한 이 전략을 이용하려 할 수도 있다. 둘째, 각 단어에 할당할 시간을 정해야 할 것이다(Nelson, Dunlosky, Graf, & Narensm 1994). 아마 'grandson'보다는 'grandeur'를 학습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셋째, 습득한 정보를 유지할 방법을 정해야 할 것이다. 주기적인 복습을 통해 망각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학습한 단어에 해당하는 우리말 단어를 재생하기 어려울 때 이용할 인출전략을 생각해 두어야 할 것이다.
그림 5.3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이들 통제전략은 습득, 파지, 인출이라는 학습의 세 가지 측면과 연계되어 있다. 훌륭한 처리기법 선택이나 학습 시간 할당 등의 전략은 지식습득(acquisiton of knowledge)-정보를 LTM에 저장하는 것-과 연관된 것들이다. 인출전략(retrieval strategy)은 정보를 LTM에서 찾아 끄집어내는 일을 돕는다. 그림 5.3에서 보는 바와 같이, 통제 과정에 관한 대부분의 연구는 습득 및 인출에 그 초점을 맞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