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인지심리학 제 7판 이론과 적용(용량과 선별의 단계)-Stephen K. Reed 지음

율미로그 2025. 8. 13. 12:07

용량과 선별의 단계
Johnston과 Heinz(1978)는 주의가 유연하다는 것, 그리고 병문 이론과 용량 이론 간에 상호작용이 일어난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그들은 자기들의 이론은 개발하기 위해 선별적 청취 과제를 이용했기 때문에 병목현상을 관찰할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초기의 병목 이론과는 달리, 그들은 청자가 병목의 위치를 통제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병목의 위치가 인식(지각)이 이루어지기 이전의 단계(Broadbent의 이론처럼)에서부터 어의적 분석이 끝난 단계(Deutsch와 Deutsch의 이론처럼)에까지 이어지는 연속적 과정의 어느 곳에서도 발견될 수 있다고 보았다. 병목 위치의 이러한 가변성 때문에, Johnston과 Heinz는 이 이론을 중다-양식 이론(multimode theory)이라 부른다. 그들은 과제 수행에 가장 적절한 주의의 양식을 청자가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청자는 후기 선별 양식을 채택함으로써 동시에 제시되는 메시지 두 개의 의미를 모두 이해하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가를 치러야 한다. 지각 체계가 초기 선별 양식에서 후기 선별 양식으로 이동해 감에 따라 이차 메시지에 대한 정보는 더 많이 수집된다. 하지만 이 때문에 일차 메시지를 이해하는 능력이 감소된다. 결국, 청자가 이차 메시지를 보다 완전히 처리하려고 하는 만큼 일차 메시지에 대한 이해는 감소하는 결과가 초래된다.
Johnston과 Heinz는 일련의 실험을 통해 이 예측을 검증하였다. 과제 수행에 요구되는 정신적 노력의 양을 측정할 때는 흔히 부차적 과제(subsidiary task)를 제시하고 그 부차적 과제에 대한 반응속도를 측정한다. Johnston과 Heinz는 선별적 청취 과제를 일차적 과제로, 그리고 청취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무작위로 제시되는 신호(불빛)에 반응해야 하는 일을 부차적 과제로 제시하였다. 피험자는 가능한 한 빨리 단추를 눌러 신호에 반응해야 했다. 선별적 청취에 더 많은 용량이 할애될수록 신호 감시에 이용될 수 있는 용량은 줄어들 것이고, 따라서 반응시간이 길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한 실험에서는 단어 쌍을 양쪽 귀에다 동시 제시하고, 피험자들에게는 말소리의 고저에 따라 또는 단어의 의미에 따라 단어를 추적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한 세트의 자극을 남자 목소리와 여자 목소리로 제시 제시되었고, 피험자들은 남자가 말하는 단어 또는 여자가 말하는 단어만을 추적해야 했다. 이 조건에서는 두 메시지가 물리적으로 달랐기 때문에, 피험자들은 초기의 감각적 선별 양식을 사용할 수 있었다. 다른 집단에게는 두 개의 메시지를 같은 목소리로 제시했는데, 이 두 메시지는 의미(범주)가 서로 달랐다. 예컨대, 한 메시지가 도시 이름으로 구성되었다면 다른 메시지는 직업 이름으로 구성되었었다. 피험자들은 두 범주 중 한 범주에 속하는 단어만 보고하고 다른 범주에 속하는 단어는 무시해야 했다. 이 조건의 피험자들은 후기의 의미에 따른 선별 양식을 사용해야 했다.
중다-양식 이론은 후기 선별 양식이 요구되는 과제 수행에 더 많은 용량이 소요된다고 예측한다. 그러므로 의미 선별 양식을 사용해야 하는 조건에서는 불빛 신호에 대한 반응시간은 느려지며, 선별적 청취 과제에서는 더 많은 오류를 범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 이론은 또한 자극 목록 두 개를 청취-추적하는 일이 목록 하나를 청취-추적하는 일보다 더 많은 용량을 필요로 하며, 자극 목록 하나만 청취-추적하는 일은 아무것도 청취하지 않는 일보다는 더 많은 용량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불빛 신호에 대한 반응, 즉 부차적 과제에 대한 반응시간은 이러한 예측을 지지하였다. 신호에 대한 평균 반응시간은 자극 목록이 없을 때는 310msec, 자극 목록이 하나일 때는 370msec, 두 개의 자극 목록이 감각적 단서(남/여 목소리)를 기초로 구분되는 경우는 433msec, 그리고 두 개의 자극 목록이 의미를 기초로 구분되는 경우는 482msec였다. 일차적 과제였던 추적 과제의 수행 수준 역시 조건에 따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오류 백분율은 자극 목록이 하나인 경우 1.4%, 두 개의 자극 목록이 감각 단서를 기초로 나뉘는 경우 5.3%, 그리고 두 개의 자극 목록이 의미를 기초로 나뉘는 경우는 20.5%로 드러났다.
Johnston과 Heinz는 이러한 결과를 자신들의 견해, 즉 선별적 주의집중은 용량을 요구하며, 요구되는 용량의 정도는 초기 선별 양식에서 후기 선별 양식으로 이동함에 따라 커진다는 가정을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모든 실험에서 자극 목록 한 개만 청취해야 할 때보다 두 개를 청취해야 할 때의 반응이 더 느린 것으로 나타난 결과는 첫 번째 가정을 지지하며, 감각 단서보다는 의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의 반응시간이 더 길었다는 것은 두 번째 가정을 지지한다. 이 후자의 결과를 선별적 청취 과제에 대한 수행 결과와 함께 고려하면, 주의의 폭을 넓힐 수는 있지만 폭을 넓히면 용량 할애 및 선별 정확성 감소라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시각 및 청각적 주의에 관한 많은 연구를 고찰한 후, Pashler(1998)는 중다-양식 이론과 흡사한 모형을 제안하였다. 그림 3.7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모형에서는 선택이 초기(여과 기제)에도 또 후기(의미 분석)에도 이루어진다. 그림 3.7에서 S3으로 표기된 자극은 필터를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의 분석수준에 다다르지 못하게 된다. 예를 들어, 여성의 목소리(S1)로 말하는 단어만 보고하고 남성의 목소리(S3)로 말하는 단어는 무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하자. 이 경우, 단어의 의미는 분석할 필요가 없고 목소리만으로도 남성이 말하는 단어를 제외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동일한 목소리로 동시에 말하는 단어 중에서 도시 이름(S1)은 보고하고 직업의 명칭(S2)은 무시해야 하는 과제를 생각해 보자. 이 경우에는 두 단어 모두의 의미를 분석해야만 한다. 이들 두 여과기(S1과 S2)를 통과하는 자극 단어의 의미가 분석되고 되지 않고는, Kahneman의 모형에서처럼, 이 분석에 필요한 용량이 가용한 용량보다 크냐 작으냐에 의해 결정된다. Jphnston과 Heiez의 실험에서 두 단어 모두를 인식해야 하는 조건에서 오류율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는 것은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 모형에 따르면, 인간처럼 극히 제한된 용량을 가진 유기체는 한 번에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두 가지의 희망이 있다. 첫째, 만약 주의가 중다-양식 이론이 시사하는 것처럼 유연한 것이라면, 적어도 우리는 주의를 이용하는 최선의 방식을 선택할 수가 있다. 둘째, 일부 과제는 연습을 충분히 하면 자동적으로 수행되기 때문에 귀중한 용량을 축내지 않고도 완수할 수 있다.